문학(詩)
바다에서 서정윤 어쩌면 누군가의 낙서로써, 또 어쩌면 어린 슬픔의 한 장으로도 바다는 살아야 한다. 그들을 지켜보기에도 지쳐버린, 나의 흐르지 못한 우울을 양손에 들고서, 저 오만한 바다는 울지 않는다. 바람이, 날지도 못할 바다바람이 기억의 아득한 물결을 날린다. 누구에게나 열려진 그의 오만, 부서질 모든 인간은 수면에서 물보라로 빛나고, 우리를 재촉하는 누군가의 아득한 힘으로 살아가는 바다의 납득하지 못할 잦은 일렁임... 안개바람에 풀어지던 언어들은 철새의 지친 날개짓으로 나에게서 멀어져 가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알몸으로 던져진 우리의 석고상, 모래더미처럼 정숙하지 못한 채 파도는 말하고 있다. 깨어지며 살아야 한다. 살만한 이유가 부족할 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