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륭 2015. 6. 10. 11:25

  사랑하는 사람에게
                      김재진
   

당신을 만나러 가느라
서둘렀던 적 있습니다.
마음이 먼저
약속 장소에 나가
도착하지 않은 당신을
기다린 적 있습니다.
멀리서 온 편지 뜯듯
손가락 떨리고
걸어오는 사람들이
다 당신처럼 보여
여기예요, 여기예요,
손짓한 적 있습니다.
차츰 어둠이
어께 위로 쌓였지만
오리라 믿었던 당신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입니다.
어차피 삶 또한 그런 것입니다.
믿었던 사람이 오지 않듯
인생은
지킬 수 없는 약속 같을 뿐,
사랑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실망, 위로,
또 실망이 겹쳐지며
체념을 배웁니다.
잦은 실망과 때늦은 후회
부서진 사랑때문에 겪는
아픔 또한 아득해질 무렵,
비로소 깨닫습니다.
왜 기다렸던 사람이
오지 않았는지,
갈망하면서도
왜 아무것도
이루어지는 것이 없는지,
사랑은
기다린만큼 더디 오는 법,
다시 나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