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당신을 사랑하고 싶어요.

해륭 2015. 6. 9. 07:59

당신을 사랑하고 싶어요.
 

사랑은 만날 때
헤어짐을 염두에 두지 아니한다 하지만
사랑의 아픔으로 가슴을 삭혀본 사람은
만날 때 헤어짐을 염려합니다.
세상에 죽지 아니 하는 생명이 어디 있고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그 무엇이리까?
살아있음은 죽음이고 변화하는 것임을
세월의 나이가 알려주었건만
서글픈 인간은 그것을 부정하고 싶어합니다.
나에게는 죽음이 없고
나에게는 이별이 없고
나의 사랑은 영원할 것이라는
터무니 없는 자기 독재에 빠진 적은 없나요?
넘어질까 두려워 달리지를 못하는 꼬마처럼
이별이 무서워 사랑 앞에 주춤거립니다.
한 발자국 다가서고
두 발자국 물러서고
되돌아 걷다가 다시 또 다가서는
주춤거리는 사랑앞에서
내 저무는 인생을 닮은
낙엽은 딩굴고 있습니다.
미련한 것이 사람의 사랑이라
내 몸이 불살라지는 것도 모르고 
그저 그 사람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한 불나비 같은 사랑 앞에
거짓의 옷을 벗어던지고 다가섭니다.
선운사의 동백꽃을 한 번 보고,
동해의 떠오르는 해보다는
서해의 지는 해를 한 번 보고,
그렇게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 사랑하면 아니 될까요.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