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
김은식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이 된다.
들녘을 가로질러
산허리, 하늘밑 가슴 닿은 곳으로
바람은 가는 곳마다 그 이름으로 산다.
산이 높으면 산바람,
강이 흐르면 강바람,
눈가에 머물면 눈물바람이 된다.
가슴 한편에
바람 같은 이름을 간직하고 산 우리,
어느 시절인가
사랑하다 잊힌 바람의 모습,
그리운 얼굴 떠올린다.
바람으로 와 바람으로 가는,
한때, 그 이름을 그리워했었다.
누군가 그리운 날,
바람이 분다.
그대오는가,
한 줄기 눈물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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