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이제는 내가 너를 접는다.

해륭 2014. 5. 28. 07:32

  이제는 내가 너를 접는다.
                        강효수
  너는 폐지 접듯 나를 접었다.
  나의 눈을, 나의 귀를,
  나의 혀를, 나의 심장을,
  나의 폐를 접었다 패대기쳤다.
  침몰시켰다.
  그리고 너 자신에게는
  무한대로 관대했고,
  관대하고 관대할 것이다.
  이제는 내가 너를 접는다.
  내 눈물에
  눈물 없는 눈물 흘리는 슬픔마저
  꾸미는 음습의 얼굴을 접는다.
  뒤에 감춘 수많은 너의 손을 접는다.
  소금물에 내 상처를 처박은 너를 접는다.
  나의 눈물은 내가 닦는다.
  나의 상처는 내가 치유한다.
  나의 시간은 내가 찾는다.
  백만 개의 촛불을 밝히고
  나는 천만 개의 초아가 된다.
  디테일에 숨은 네가 나를 접었듯이
  이제는 내가 너를 접는다.
  허상의 실상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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