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그댄 날 잊었다는데...

해륭 2014. 2. 17. 11:36

  그댄 날 잊었다는데...
             雪花 박현희
  다정스레 마주 잡은 따스한 손길과
  바라보며 미소 짓던 사랑스러운 눈빛,
  그리고 주고받던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도
  내 귓가엔 지금도 들리는 듯 생생한데,
  그댄 날 까맣게 잊었다네요.
  내 이름 석 자와 고왔던 얼굴 모두
  이미 퇴색되어 빛바랜 사진처럼
  아득한 옛날의 일일 뿐,
  그대 안에 내 존재는
  더는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네요.
  그댄 날 잊었다는데,
  더는 기억조차 없다는데,
  아직도 바보처럼
  다시 내게 돌아올 거란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못한 채,
  그댈 떠나보내지 못하는 걸까요.
  그대의 기억 속에서
  내 모습 희미해진 지 이미 오래인데,
  난, 왜 여전히 그댈 붙잡고
  보내지 못하는지
  한없이 여리고 모질지 못한 내 마음이
  차라리 밉기까지 합니다.
  민들레 홀씨 되어 날아가 버린
  아련한 추억 속의 연인일 뿐,
  그댄 이미 날 잊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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