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남자 나이 쉰다섯 한옥순 지나던 길에 꽃 한 송이 보았지. 그 꽃 하도 예뻐 꺾어 보았지. 어울리는 꽃병에 반쯤 물 담아 꽂아 두었지. 몇 날 며칠을 바라만 봐도 참 행복했었지. 바람 한 번 쏘이면 그 꽃 활짝 웃었지. 햇볕 한번 쪼이면 수줍어도 했지. 자꾸자꾸 바라보니 싫증도 났어. 버려 버릴까 생각도 해 보았지. 모두 잠든 밤중에 12층 창 밖으로 던져 버렸지. 그 꽃 내 손 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지. 근데 그게 꿈이었어. 시든 꽃 모양을 하고 잠든 아내의 축 늘어진 팔이 내 목을 누르고 있었지. 왠지 식탁 앞에 아내 얼굴 바로 볼 수 없었어. 낡은 구두 밑으로 밟히는 노란 은행잎을 비켜가며 출근했지. 빛 바랜 은행잎 하나 집어들었지. 코트 주머니에 넣었어. 공연스레 눈물이 나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