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사연

해륭 2012. 9. 2. 09:35

   사연
       도종환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 게 있습니다.
   모란이 그 짙은 입술로
   다 말하지 않듯,
   바다가 해일로
   속을 다 드러내 보일 때도
   해초 그 깊은 곳은
   하나도 쏟아 놓지 않듯,
   사랑의 새벽과 그믐밤에 대해
   말 안하는 게 있습니다.
   한평생을 살았어도
   저 혼자 노을 속으로 가지고 가는
   아리고 아픈 이야기들
   하나씩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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