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해륭 2012. 8. 9. 10:14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류시화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 안에 앉아
   빈 자리에
   그 반짝이는 물 출렁이는걸
   바라봐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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