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뭐지?

해륭 2018. 5. 17. 13:13

뭐지?
       공광규

문자를 여의고 말을 떠나는
이해할 수 없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설명하면 틀려버리는,
그리고 아주 우연인
글로 쓰면 아직 그곳에 덜 도달한
입술에 올려지면 허공으로 사라지는,
다가와도 못 막고
도망가면 잡을 수도 없는,
너무 큰 문자이거나 말이어서
가둘 수도 쫒아버릴 수고 없는
애걸해서도
요구해서도 거친 성욕으로도 안 되는,
마음을 아주 놓아버려도 안 되는
무엇이 안 된다거나
된다라고도 할 수 없는,
다만 마음에 물이 들면
아주 오래오래 바래지 않는,
혹시 바래거나
잠시 물건처럼 잃어버려도
흙 속에 묻힌 보석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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