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이별이란, 전경린 이별이란, 우연이 아니고서야 다시는 마주치지 않겠다는 잔인하고도 무서운 약속, 잊고 싶은 일들을 꺼내에 조용히 흐르는 시간에 떠내려 보낸다. 이 아침, 정숙한 고요속에서 버려지는 나에 대한 기억을 느낀다. 새벽 가운데서 버려지는 기억이 하늘을 휘몰아쳐 올라가 사라지는 모습에 당신에게서 버려진 기억의 반쪽을 발견하고 내 반쪽을 꺼내어 본다. 이제 짝을 맞출 수 없는 조각이지만 손으로 문질러 다시 가슴에 묻는다. 아! 이제 정말 혼자 기억해야 하는구나. 완전히 이별한 거라고 생각 한 다음 그 이별에 대해 까맣게 잊고 살아가는 날들이 무수하게 반복된 후에도 이별은 새삼스럽게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들어낸다. 그것은, 첫번째 이별처럼 즉각적인 아픔을 동반하지는 않지만 다른 의미에서 더욱 잔인할 수도 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이 곳에서 저 곳으로, 자신에게서, 또 타인에게서 떠나고 또 떠난다. 그리고 몇 번이고 돌아오고 또 돌아온다. 현재와 과거와 미래 속에서 조각조각 흩어져 버리지 않기 위해 우리는 현실의 위태로운 외줄을 타지만, 우리가 딛는 현실이란 머물 수 없는 것이고, 늘~무언가를 상실해 가는 것이고, 또 늘 무언가를 소망하게 하는 구차한 것이어서 존재는 편안한 날 없이 자꾸만 찢기고 나뉘고 끝없이 갈라진다.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