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이별이란,

해륭 2016. 4. 18. 07:13

이별이란,
          전경린


이별이란,
우연이 아니고서야
다시는 마주치지 않겠다는
잔인하고도 무서운 약속,
잊고 싶은 일들을 꺼내에
조용히 흐르는 시간에 떠내려 보낸다.
이 아침,
정숙한 고요속에서
버려지는 나에 대한 기억을 느낀다.
새벽 가운데서 버려지는 기억이
하늘을 휘몰아쳐 올라가 사라지는 모습에
당신에게서 버려진 기억의 반쪽을 발견하고
내 반쪽을 꺼내어 본다.
이제 짝을 맞출 수 없는 조각이지만
손으로 문질러 다시 가슴에 묻는다.
아!
이제 정말 혼자 기억해야 하는구나.
완전히 이별한 거라고 생각 한 다음
그 이별에 대해
까맣게 잊고 살아가는 날들이
무수하게 반복된 후에도
이별은 새삼스럽게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들어낸다.
그것은,
첫번째 이별처럼
즉각적인 아픔을 동반하지는 않지만
다른 의미에서 더욱 잔인할 수도 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이 곳에서 저 곳으로,
자신에게서,
또 타인에게서 떠나고 또 떠난다.
그리고 몇 번이고 돌아오고 또 돌아온다.
현재와 과거와 미래 속에서
조각조각 흩어져 버리지 않기 위해
우리는 현실의 위태로운 외줄을 타지만,
우리가 딛는 현실이란
머물 수 없는 것이고,
늘~무언가를 상실해 가는 것이고,
또 늘 무언가를
소망하게 하는 구차한 것이어서
존재는 편안한 날 없이
자꾸만 찢기고 나뉘고 끝없이 갈라진다.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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