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에 곰팡이 슬 때
풀 섶 위에 하루살이 형제가 날고 있었다.
풀 섶 속에는 개구리 형제가 졸고 있었다.
한 낮에 졸고 있는 개구리 형제를 내려다보며
아우 하루살이가 말했다.
형 우리도 조금만 쉬었다 날아요.
그러나 형 하루살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우리는 쉬고 있을 틈이 없다.
우리에게는 지금이 곧 희망의 그 순간이다.
아우 하루살이가 물었다.
지금이 희망의 그 순간이라는 것은
무슨 말이에요?
형 하루살이가 대답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지금 이루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명이 짧기 때문에 그러는가요?
아니다. 삶은
짧거나 긴 기간만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생에
얼마나 열심이었냐로 보는 것이다.
그러면 저기 저 개구리들은
그러한 것을 모르고 있는가요?
알고 있겠지.
그런데 저 개구리들은 약도 없는
죽을 병에 걸린 거 같다.
그 병이 무엇인데요?
알고 있으나 움직이지 않는 것,
바로 그 병이다.
형 하루살이가 아우와
어깨동무를 하고서 날며 말했다.
아우야,
희망은 움직이지 않으면
곰팡이 덩어리로 변하고 만다.
이 말을 명심 하거라.
풀 섶 속에 잠들어 있는
개구리 형제를 향해
뱀이 소리 없이 다가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