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섣달 그믐

해륭 2009. 1. 25. 12:46

    섣달 그믐 
 토방 아랫목 무명 솜이불 뒤집어 쓴 술독에선 
 술 익는 이야기가 한창이겠다.
 어머님 손 넣어 술 익은 깊이를 보실 테고 
 장에서 돌아오신 아버님 떡매질하고 있겠다. 
 떡판 곁엔 올망올망 조카들 쪼그리고 앉아 
 떡판에서 튀는 떡 조각 주워 먹을 테고, 
 젯상에 진설 할 유기 그릇 닦고 있을 우리누님 
 형수님 귓속말에 발그레 홍조 띤 얼굴로 
 살짝 미소지며 곁눈질하고 있겠다. 
 새 옷 새 신발 세뱃돈 받을 생각에 잠 못 들던 밤 
 화롯불에 알밤이 구워지듯 구수하게 잦아드는 
 잠든 기억 속에 잃어버린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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