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아비 새 이시대의 아버지들은 날마다 쉬지 않고 먹이를 물어 와야 하는 고달픈 아비 새. 비에 젖은 날개가 천근만근 무거워도 쉼 없이 허공을 날며 먹이를 찾아야 한다. 힘이 빠진 날개가 자꾸만 곤두박질쳐도 이를 악물고 다시 날아올라 먹이를 물어 와야 한다. 그래야 가족들을 돌볼 수가 있다. 이것은 아비 새가 짊어진 피할 수 없는 운명. 벌레를 찾아 날고 또 날다가 기력이 다해 가시덤불에 떨어져 죽는 한이 있더라도 처자식을 위해 벌레를 찾는 일을 결코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 아비 새는 숨을 곳이 없다. 태풍이 불고 눈보라가 몰아쳐도 숨을 수가 없다. 온 몸으로 둥지를 지켜야 한다. 깃털이 빠져 앙상해진 날개 죽지를 있는 대로 펼쳐 둥지를 감싸 안고 밤새 비바람과 싸워야 한다. 날개가 찢겨져 나가고 부리가 떨어져 나가고 발톱이 빠져도 끝까지 둥지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둥지 속에 있는 처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온몸을 내던진다. 처자식을 안전하게 지킬 수만 있다면 자신은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불쌍하고 가엾은 아비 새. 아비 새는 용감무쌍하다. 새끼에게 줄 벌레 한 마리를 지키기 위해 때로는 독수리와도 싸운다. 물속에도 뛰어들고 불속에도 뛰어든다. 그렇게 힘들게 물어온 먹이가 새끼들의 노란 주둥이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없이 기뻐한다. 그것이 새끼들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무럭무럭 커가는 모습에 아비 새는 애써 고생을 잊는다. 아비 새는 울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고 아파도 울지 않는다. 눈물이 없어 안 우는 것이 아니라 울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아비 새가 지치고 아파서 울면 둥지는 온통 눈물바다가 된다. 처자식도 같이 울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지 않는 아비 새는 없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가슴으로 운다. 가슴속에서 폭포수 같은 눈물이 쏟아지지만 눈을 꼭 감고 입술을 깨물며 참을 뿐....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억지로 삼킨다. 아비 새는 고단하고 지쳤다. 너무 힘들고 피곤해 쉬고 싶다. 그러나 쉴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아비 새. 자식 새들이 힘찬 날개 짓으로 둥지를 떠날 때 까지는 힘겨운 날개 짓을 한 순간도 멈출 수가 없다. 오늘도 간신히 날개를 추스려 둥지를 나온 아비 새는 높이 높이 허공을 맴돌고 있다. 어서 벌레를 찾아야 하는데... 둥지 속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처자식을 생각하면 마음이 급하다. 이런 아비 새의 마음과는 아랑곳없이 듬성 듬성 깃털이 빠진 힘없는 날개는 자꾸만 아래로 처진다. 쓰러지면 안 되는데.... 날아야 하는데.. 날아야 하는데.. 날개가 천근만근 이다. 이 시대의 아비 새는 모두가 영웅들이다. 책임을 다 할 줄 아는... 처자식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진정한 영웅들이다. 오늘도 둥지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고단한 영웅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