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살 즈음에...
임성춘
늙어 가는 것이 서러운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게 더 서럽다.
내 나이 쉰 살
그 절반은 잠을 잤고
그 절반은 노동을 했으며
그 절반은 술을 마셨고
그 절반은 사랑을 했다.
어느 밤 뒤척이다 일어나
내 쉰 살을 반추하며 거꾸로 세어 본다.
쉰, 마흔아홉, 마흔여덟, 마흔일곱...
아직 절반도 못 세었는데 눈물이 난다.
내 나이 쉰 살,
변하지 않은 건
생겨날 때 가져온
울어도 울어도 마르지 않는 눈물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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