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나무

해륭 2014. 8. 22. 10:49

  나 무
       법정스님
  

나무처럼 아무 욕심 없이
묵묵히 서서 새싹을 틔우고,
잎을 펼치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가 때가 오면
훨훨 벗어버리고
빈 몸으로 겨울 하늘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

새들이 날아와 팔이나 품에 안기어도 그저 무심할 수 있고, 폭풍우가 휘몰아쳐 가지 하나쯤 꺽이어도 끄떡없는 요지부동 곁에서 꽃을 피우는 화목이 있어 나비와 벌들이 찾아가는 것을 볼지라도 시샘할 줄 모르는 의연하고 담담한 나무.
한 여름이면 발치에 서늘한 그늘을 드리워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쉬어가게 하면서도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음덕을 지닌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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