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어느 노인의 한숨소리

해륭 2013. 11. 22. 11:49

어느 노인의 한숨소리
열심히 살 때는 세월이 총알 같다 하고, 쏜 화살 같다 하건만,
할 일 없고 쇠하니 세월 가지 않는다.
한탄이시더이다.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자식 많은들 무엇 하리요 보고픔만 더 하더이다.
 
차라리 정신 놓아 버린
저 할머니처럼 세월이 가는지, 자식이 왔다 가는지, 애지중지 하던 자식을 보아도 몰라보시고
그리움도 사랑도 다 기억 에서 지워 버렸으니
천진난만 하게 주는 하루 세끼 간식만이
유일한 낙이더이다.
자식 십 여 남매 있음 무엇하리요.
이 한 몸 거할 곳 없더이다.
아들 딸 자식들 유명 인사 무엇하리요 이 한 몸 갈 곳 없어 여기까지 흘러 흘러왔더이다. 허리띠 졸라매고 최고학벌 자랑하며
고생도 보람으로 알고
자식 뒷바라지했든 들 무엇 하리요.
작디작은 이 한 몸,
자식 아닌 사람 손에 매인 것을... 인생 종착역인 이곳 까지가 멀고도 험 하였으리
종착역에 벗은 많으나
마음 나눌 곳 없어 외롭더이다. 앞을 못 보는 사람,
듣지 못하는 사람 속에 맑은 정신은 외롭더이다 치매로 정신을 망각함은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 일지도 모른다.
몸은 쇠하고 정신 맑으면 무엇 하리요.
괴로움만 더 하더이다.
가는 마당에
야속함도, 사랑도, 그리움도, 추억도, 정신에서 모두 내려놓으니
차라리 마음이 홀 가분 모진 비바람도 다 지나간, 조용히 흐르는 저 호수 같은 마음으로... 과거엔 부모들이 자식에게 전 인생을 투자하고 노후를 보장 받기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젠, 정부의 사회복지 서비스가 아니라면 자신이 스스로의 노후를 책임져야할 시대입니다. 아직도 연금타고 퇴직금타서
울며불며 매달리는 자식에게
결혼비용, 사업자금, 취업자금 다 털어주고
빈 털털이가 된 부모들이 길거리에 내 몰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서로 비참한 꼴이 되지요. 한 푼 없이 늙고 초라한 부모가
자식들에게 더 이상 부모가 아닌 것이
오늘의 세태입니다. 자식에겐 교육까지만 책임져주고, 언제까지가 될지 모를 자신의 제3의 인생, 노후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어느 노인요양병원에서]